그래비티 (GRAVITY)
2013 개봉
2021.10 재개봉 예정
감독 : 알폰소 쿠아론
출연 :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1. 고요한 우주가 주는 아름다움과 공포
영화는 미국 NASA의 허블 망원경 수리 임무 수행 중 러시아의 위성 폭발 사고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는 닥터 라이언 스톤, 무중력 댄스를 선보이는 하버드 출신의 엔지니어 샤리프, 마지막으로 익스플로러 홍의 조종사 맷 코왈스키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우주 공간에서 유쾌한 수다를 나누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위성 폭발 소식과 함께 잔해가 날아든다는 휴스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코왈스키는 닥터 스톤에게 업무를 중지시켰으나 그녀는 금방 끝난다며 고집을 부립니다. 결국 대피할 타이밍을 놓치고 멀리 떨어져 있던 샤리프는 날아오는 파편에 맞아 사망, 나머지 잔해들도 닥터 스톤과 코왈스키, 그리고 우주선을 향해 날아듭니다. 우주선은 결국 산산조각이 나고 닥터 스톤은 부서진 우주선에 매달려 있다가 우주 속으로 튕겨나갑니다.
어디론가 하염없이 날아가던 스톤은 코왈스키에게 무전을 시도하지만 통신은 두절되어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산소도 떨어져 가고 이제 죽나 보다 하며 체념하는 순간, 코왈스키의 목소리가 기적처럼 들려옵니다. 그렇게 코왈스키에게 구조된 스톤은 끈으로 단단히 연결하여 함께 다른 우주정거장으로 향합니다. 우주정거장으로 향하는 동안 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눕니다.
산소와 기계 연료가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우주정거장에 접근하는데 중력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스톤은 간신히 난간을 잡아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코왈스키가 우주공간으로 튕겨 나갑니다. 스톤은 어떻게든 구조하고자 노력하지만 코왈스키는 둘 중 하나는 살아야 한다며 스톤을 설득합니다. 결국 코왈스키는 스스로를 희생하며 연결된 끈을 놓고 맙니다.
우주선으로 들어간 스톤은 지구로 돌아오기까지 쉽지 않은 고비를 여러 번 넘깁니다. 코왈스키까지 잃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다 포기한 마음으로 산소를 차단하여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합니다. 이때 죽은 줄 알았던 코왈스키가 돌아와 집에 갈 시간이라며 스톤에게 말을 겁니다. 상상이었지만 이로 인해 깨어난 스톤은 살아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우주 탈출에 성공합니다. 캡슐을 타고 돌아온 스톤과 지구의 자연이 함께 보이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2. 그래비티가 세운 기록
2013년 10월 정식 개봉 이후 한국에서는 3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특히 IMAX 상영은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북미에서도 오랫동안 박스오피스에 머물며 7억 2천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첫 감독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촬영상, 편집상,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음악상 등 거의 모든 기술 분야의 상을 받았습니다. 두 주연배우는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훌륭한 영화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3. 전달하는 가치도 미장센도 훌륭했던 영화
우주에서 혼자가 된다는 느낌을 너무 잘 전달해준 영화입니다. 외로움과 공포는 영화를 관람한 사람 모두에게 와닿았을 것입니다. 우주라는 거대한 미지의 공간을 영상과 음악을 통해 잘 나타냈습니다. 코왈스키가 닥터 스톤에게 우주의 어떤 점이 좋냐고 묻는 장면에서 스톤은 우주의 고요함이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 대사가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우주라는 공간의 아름다움과 그 고요함이 그저 좋아 보이기보단 두려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우주에서 이미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사람은 참 무력하지만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가지는 주인공을 보며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물과 공기, 자연이 가득한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SF영화지만 외계인이나 전투가 벌어지는 장르물이 아닌 현실적인 우주영화입니다.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광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고독한 우주의 배경을 담은 영상과 함께 마음을 울리던 아름다운 음악도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몽환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공포스럽기도 한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다양한 우주의 이미지를 남겨줍니다.
긴 호흡의 롱테이크 영상도 보는데 전혀 지루함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바로 옆에서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1인극에 가까운 영화였지만 인물 중심보다는 우주라는 공간의 한 요소 같은 촬영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주 영화라고 해서 좀 더 박진감 넘치는 내용을 기대했을 수 있습니다.
그래비티는 깊이 있게 생각해볼거리를 많이 던져준 영화로 다큐나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다가오는 10월에 재개봉을 한다고 하니 영상미를 느끼러 꼭 다시 가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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